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사랑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죠. 오늘은 예술가들의 러브레터를 통해 그들이 사랑한 사람에게 보낸 깊고 섬세한 감정의 파도를 함께 타보려고 해요. 📝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만큼 마음을 울리고 영감을 주는 것도 드물잖아요? 이들이 펜을 들고 사랑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그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감정들을 같이 느껴보고자 합니다.  각 편지마다 예술가의 사랑, 열정, 그리움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해요.

근대 조각의 아버지이자, 가장 위대한 조각가로 꼽히는 오귀스트 로댕. 로댕이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해석을 통해 조각에 의도적인 왜곡을 했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에서 손을 다른 신체 부위보다 더 크게 묘사하며 더욱 효과적인 감정 표현을 했던 것 처럼요. 또한, 얼굴 표정이나 포즈의 순간, 그 찰나를 전달하고자 했기 때문에 모델들이 스튜디오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는데, 당시 이러한 방식은 매우 혁신적이었습니다. 😲

로댕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여성, 그의 아내 로즈 보레(Rose Beuret)는 그의 예술과 개인적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로즈는 로댕이 처음으로 모델로 세운 여성이자, 그의 삶을 통틀어 유일하게 결혼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로댕의 다양한 연인들을 지켜봤으며, 예술가가 가진 변덕스러운 성격을 참고 받아들였고, 그녀가 77세가 되어서야 로댕은 그녀에게 청혼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지 25일 만에 로즈는 세상을 떠났어요. 로댕이 로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표현했습니다.

로댕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썸녀가 있죠. 1881년, 로댕은 그의 작업실에 조수로 온 20세의 까미유 클로델을 만났습니다. 클로델은 재능이 있고 아름다우며 젊었어요. 로즈 보레가 로댕의 곁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클로델과 또 다른 로맨스를 가졌습니다. 클로델과 로댕은 9년 동안 함께 했어요. 클로델도 매우 재능 있는 조각가였지만, 그녀가 마땅히 받아야 할 명성을 결코 얻지 못했습니다. 이들의 쓰라린 사랑 이야기의 증거가 여기, 까미유의 편지에서 확인됩니다. (이 편지는 두 사람 사이에서 남은 유일한 편지입니다.)

멕시코의 상징이자 천재 예술가인 프리다 칼로의 삶은 그녀의 그림 속 색채만큼이나 강렬했습니다. 물론 그녀의 연인들도 그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어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역시 그녀의 남편이자 뛰어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입니다. 디에고와의 사랑은 칼로의 삶 전반에 걸쳐 있었던 고통과 손을 맞잡은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함께 살 수 없었지만, 서로가 없이도 살 수 없었어요. 그들의 오락가락하는 관계는 27년간 지속되었고, 1954년 프리다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디에고 리베라의 숱한 바람기로 인해 나중에는 칼로도 마음을 돌렸는지 이들의 결혼은 마치 ‘자유 연애’처럼 각자 다양한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형태를 띄게 됩니다. 스페인 화가 조셉 바르톨리는 프리다 칼로의 많은 연인 중 하나였어요. 그들은 프리다가 39세였을 때 뉴욕에서 만났습니다. 바르톨리는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었고, 나중에는 집단수용소에서 탈출하는 등 꽤 어려운 역경을 보낸 이였어요. 둘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숨어서 파리에서 함께 있기를 꿈꿨지만, 이러한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거친 입담으로 유명한 프리다 칼로가 쓴 이 편지를 보세요. 믿기 어려울 만큼 서정적이에요.

엘리자베스 시달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월터 데버렐, 윌리엄 홀먼 헌트와 같은 많은 라파엘 전파 화가들의 뮤즈였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라파엘 전파의 여성 모델로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가 되었어요.

그녀는 로세티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그가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로세티가 쉽게 다른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시달은 우울증에 빠졌고, 건강이 악화되며, 아편에 중독되고 말았습니다. 로세티는 10년간의 긴 불안한 관계 끝에 의사들이 ‘그녀가 곧 죽을 것’이란 진단을 내리자 그녀와 결혼했습니다. 로세티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침내 이 결정에 이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엘리자베스 시달은 결혼 후 두 해 만에 아편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습니다.

20세기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예술 세계는 강렬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로 가득합니다. 그의 작업은 주로 흑백 사진이며, 꽃, 누드, 자화상, 그리고 동성애 커뮤니티의 초상화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를 다뤘어요. 메이플소프는 예술과 성, 죽음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작품은 때로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사진 예술의 한계를 넓히고, 사회적 태도에 도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1년, 국제갤러리에서 한국 최초로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전시를 선보여 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로버트는 왜소하고 자신감이 없는 여린 남성이었습니다. 게이였구요. 20살,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던 그에게, 동갑내기 여성 패티 스미스(펑크 록 뮤지션이자 시인, 작곡가)가 나타났습니다. 둘은 모두 보수적이고 강압적인 기독교식 교육을 하는 부모님과 혼란스러운 성정체성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었어요. 첫눈에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과 호감을 느낀 둘은 함께 살며, 돈을 저축하고, 서로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응원했습니다. 로버트는 패티 스미스로 인해 자신이 게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만큼 그녀에게 이끌렸다고 해요. 결과적으로 이들은 헤어졌고 좋은 친구이자 동지로 남게 되었습니다.

둘 다 1970년대의 아이콘이라 불린 상징성 있는 스타들이지만, 패티 스미스가 메이플소프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보면, 그저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전하는 깊은 사랑과 감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메이플소프는 이 편지를 읽지 못했습니다. 그는 스미스가 이 편지를 보내고 며칠 후에 HIV/AIDS로 사망하고 말아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현대 미술계의 주요 인물인 김환기는 그의 삶에서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아내 김향안의 위로를 받으며 힘을 얻었습니다. 키가 거의 190cm에 이르는 그는 키 150cm의 아내 앞에서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변했다곤 합니다. 김환기는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과 고민, 그리고 아내에 대한 애정을 그림과 편지로 담아 전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이 둘의 만남은 각자의 첫 사랑이 아니었어요. 김향안은 이전에 천재 시인 이상과 결혼했으나 그를 폐결핵으로 잃었고, 김환기 또한 이혼 후 혼자 세 자녀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향안은 자신의 나머지 인생을 김환기와 함께하길 원했습니다. 그녀는 김환기의 아호인 '향안'으로 자신의 이름을 바꾸며 그와의 깊은 연을 공식화했습니다. 김향안은 김환기가 술을 마시거나 게으름을 피우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조차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그를 대했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예술을 통한 동반자이자 영혼의 벗으로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