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2] 🎼 공감각 능력을 가진 예술가들

감각을 넘나드는 독특한 표현.

2024.01.26 Vol. 152

칸딘스키는 아놀드 쇤베르크의 콘서트를 관람한 후 그의 강렬한 음악적 경험을 <Impression III (Concert)> 작품으로 구현했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이번 아트레터는 감각의 경계를 허무는 신비한 세계, 바로 '공감각'을 탐험하려 합니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외인촌(外人村) 중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문장이죠? 공감각의 대표적인 예로,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표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창작의 영감을 제공한 공감각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는지 살펴볼 거예요. 색상이 소리를 내고, 음표가 빛나는 세상, 공감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공감각(Synesthesia)이란?
Sir Isaac Newton, Colour circle, 1730, from Optics, 4th edition, Book I, Part II, Proposition VI, Problem 2.
공감각(Synesthesia)은 한 감각에서 오는 인식이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신경학적(비병리적) 상태입니다. 이 현상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관심을 끌었으며, ‘syn’(함께)과 ‘aisthēsis’(감각)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어 현재의 명칭이 되었어요. 인구 중 4-6%만이 공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과학계는 예술가들에게 이러한 현상이 더 잘 나타난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뇌 영역이 특별하게 연결되어 일으키는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

공감각은 어떤 두 감각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청각과 시각입니다. 톤이나 멜로디를 들을 때, 내적으로 명확한 색상과 형태가 인지되는 것이죠.

이를 이론화하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가 있었는데, 바로 아이작 뉴턴이었습니다. 그는 최초로 빛의 스펙트럼을 연구하여 무지개색을 발견했고, 처음에는 5가지 색으로 분류했어요. 음악과 미술에 대한 그의 관심은 7음계와 색상을 서로 연결시키며  7가지 무지개 색을 포함하는 색상 휠(Color Circle)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현대 뇌과학에서도 증명된 색청 공감각의 한 예로,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표현됩니다.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Yellow-Red-Blue, 1925,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Paris.
칸딘스키가 미술사에 남긴 커다란 족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몬드리안과 함께 추상적 세계를 개척했다는 점과, 다른 하나는 미술과 음악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이에요! 특히 그는 색채와 음악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칸딘스키는 공식적으로 공감각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색상과 특정 음악 악기의 음색 사이의 상관관계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이를 그의 작품에 반영하려 노력했습니다. 🎹

<Opposing Accords> 작품은 음악 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하며, 시각적으로 대비되는 색상과 형태를 통해 음악적 대비를 표현했으며, 그의 대표작 <노랑 빨강 파랑>은 색의 3원색을 활용하여 추상미술을 통해 음악을 표현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를 조화롭게 배열하여, 음악과 같은 감정적 영향을 미술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칸딘스키의 접근 방식은 음악과 미술의 결합을 시도한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았어요. 

색채는 건반이고 그것을 보는 눈은 하모니다. 영혼은 많은 줄을 가진 피아노이며 예술가는 영혼을 울리기 위해 그것을 연주하는 손의 역할을 한다.
-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Paul Klee)
Paul Klee, Fugue in Red, 1921, Zentrum Paul Klee, Bern, Switzerland.
파울 클레는 성악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부모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받으며 자랐고, 본인도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습니다. 음악을 통해 예술에 대한 초기 감각을 키운 클레는 ‘자신은 음악의 모든 것을 마스터했다’라고 자부(?)하며, 대학 진학은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리는 소질은 크게 타고 나지 않아서 초반엔 드로잉이나, 판화 등의 단순한 작업을 했던 클레는 칸딘스키를 비롯한 추상화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점차 자신의 작품에서 음악과 시각 예술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색채와 형태의 조화를 통해 음악적 리듬과 멜로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색채이론과 음악적 요소를 결합해 색상의 대비와 배열을 통해 음악적 조화를 시각화했습니다. 주로 색사각형과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여 자연과 빛을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내적 이미지와 감정을 표현했어요. 작품을 보면 형형색색의 도형, 기호 등이 상하좌우로 움직임이며 잔상 효과를 내어 화면 안에서 리듬감과 멜로디가 느껴지지 않나요? 🔻🔶🟨

바우하우스 시절에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외부 세계의 재현보다는 내부 세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클레는 선, 형, 색의 조형 요소를 통해 대상의 본질과 균형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공감각적 체험을 시각 예술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Vincent van Gogh, Cabanes de bois parmi les oliviers et cyprès (1889)
빈센트 반 고흐는 공감각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되는 예술가 중 한 명이에요. 1881년,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부 화가들이 마치 바이올린 연주자처럼 손을 사용하는 장엄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작품이 "순수한 음악"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반 고흐의 마음속에서 색채와 음악 간의 연관성이 강조되는 대목이에요. 🎻

1885년, 반 고흐는 피아노를 배우기로 결심했고 학원에 찾아갔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경험은 그에게 압도적이었는데, 각 음표가 특정 색깔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느꼈고, 이에 흥분하며 교사에게 말하자 교사는 그에게 “미쳤다”고 하며 수업에서 내쫓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반 고흐가 공감각을 경험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반 고흐의 일부 작품에서 그가 사용한 노란색을 보며 기쁨과 희망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작품이 감각적으로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아, 반 고흐가 표현력과 민감성이 뛰어난 공감각적 감각을 가진 예술가였을 가능성을 더욱 높여줍니다.

캐롤 스틴(Carol Steen)
Carol Steen, Vision, 199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Courtesy of the artist.
캐롤 스틴은 뉴욕 기반의 현대 예술가, 작가,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형태의 공감각을 경험합니다. 그녀는 글자와 숫자를 읽을 때 색깔을 보는 문자-색 공감각, 음악을 들을 때 색깔을 느끼는 음악-색 공감각, 통증이나 침술 치료를 받을 때 색깔을 경험하는 촉각-색 공감각을 느낀다고 알려졌어요. 스틴은 특히 음악-색과 촉각-색 공감각을 통해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메리칸 공감각 협회의 창립자이자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공감각에 대한 지식을 널리 퍼뜨리는 데에도 적극적이에요. 1996년 MIT에서 카렌 체나우스키, 아담 로젠과 함께 만든 공감각 웹사이트를 통해 처음 자신의 공감각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침술 치료 중에 자극을 받으면서 본 것을 정확하게 재현한 그녀의 작품 '비전'은 특히 큰 주목을 받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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