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9] 🚢 예술의 새로운 터전, 유럽에서 미국으로

<트랜스아틀란틱> 대서양을 건넌 예술가들.

2023.07.21 Vol. 129

트랜스아틀란틱, 넷플릭스
🙋🏻‍♀️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20세기 초반, 전쟁의 유발로 인해 예술의 중심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게 된 것은 미술 역사상 중요하고 화려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럽의 초현실주의 예술이 미국에서 자리잡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려움 없이 모험한 예술가들과 그들을 도와주며 발전의 발판을 마련한 용감한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의 7부작 TV 시리즈 <트랜스아틀란틱> (독일 제작)은 세계대전 중, 유대인·퇴폐예술로 낙인찍히며 나치로부터 핍박받은 예술가들을 미국으로 망명하도록 도와준 미국 긴급구조위원회(ERC)와 베리언 프라이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드라마입니다. 이번 아트레터에서는 <트랜스아틀란틱>에 나온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예술적 열정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현대미술의 풍요로운 발전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이들의 용기와 열정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하단에 이벤트가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

앙드레 브르통
(좌) Man Ray, André Breton, 1930. Wikiart | (우) Art reference to Man Ray’s André Breton in Transatlantic, S1E03. Transatlantic/Netflix
정신과 의사이자, 시인 그리고 미술 이론가였던 앙드레 브르통(1896-1966)이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작성하면서 초현실주의 운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초현실주의는 이성에 의한 통제와 미학적 또는 도덕적 집착이 없는 생각의 지시를 따르는 것으로, 꿈과 현실, 이성과 광기, 객관성과 주관성의 구분을 없애는 게 목표였습니다. 초현실주의자로 전향하기 전 다다이스트의 일원이기도 했던 그는 이 드라마의 주요 캐릭터이며, 3화에서 막스 에른스트의 생일 파티 중 맨 레이의 유명한 가면을 착용하고 나옵니다. 🦹

브르통은 생각의 실체를 표현하기 위해 순수한 심리적 자동주의(psychic automatism)인 자동쓰기를 구현했는데요, 이는 마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말을 쏟아내는 '아무말 대잔치'와 같습니다.

그의 작품 『자기장』에서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오며 슬픔과 우울함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슬픔의 끝이었다. 기차역은 죽어서, 인동덩굴에 쏘인 벌처럼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몸을 뒤로 젖히고 바다를 바라보았고, 동물들은 초점을 들락날락 날아갔다. 때가 왔다.”

동료들이 공산주의에 물들면서 초현실주의 운동은 흔들렸지만, 브르통은 끝까지 고수했고,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는 동안 국가혁명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집필 활동이 금지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종전 후 프랑스로 돌아옵니다.

막스 에른스트 & 루이제 스트라우스 에른스트
(상, 좌) Max Ernst. Christie’s. Detail | (상, 우) Art reference to Max Ernst in Transatlantic, S1E03. Transatlantic/Netflix
(하, 좌) August Sander, Mother and Son [Lou Straus-Ernst with son Jimmy], 1928,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NY, USA | (하, 우) Art reference to Luise Straus-Ernst in Transatlantic, S1E03. Transatlantic/Netflix
막스 에른스트(1891~1976)는 독일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제1차 세계 대전 때 강제 참전을 강요받았으며, 이로 인해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 운동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1937년 히틀러의 명령 아래 선전부 장관 괴벨스가 지휘한 <퇴폐미술전>에 그의 그림이 전시되면서 블랙리스트 예술가로 낙인 찍혀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화에서 막스 에른스트의 생일 파티는 초현실주의로 중무장한 예술가들의 유쾌하고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인상깊은 장면입니다. 막스 에른스트는 자신이 알에서 태어난 존재라는 환상을 가졌으며, 에 대한 상징성을 담은 의상을 착용했습니다. 이 일화에서는 미국으로의 긴급 비자 발급을 위해 현대미술관(MoMA)이 마르세유 영사관을 압박하는 기관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

막스 에른스트의 전처인 루이제 스트라우스 에른스트(1993~1944)도 이 드라마에서 등장합니다. 에른스트는 실수로 그녀의 비자까지 발급해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그녀는 미술사학자, 작가, 저널리스트, 예술가로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의 억압을 겪었지만, 끝까지 유럽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1943년에 체포되어 추방되며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결국 처형당하게 됩니다.

마르크 샤갈
(좌) Marc and Bella Chagall. MASTERWORKS | (우) Art reference to Marc and Bella Chagall in Transatlantic, S1E07. Transatlantic/Netflix
마르크 샤갈(1887-1985)은 러시아계 프랑스인이자 유대인 예술가로, 그의 예술과 신앙은 나치의 주요 표적이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역시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초청을 통해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에게 긴급 비자가 요청되었지만, 그들에게 닿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류 문제로 인해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으며 파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던 샤갈 부부는 미국 체류를 보장하는 법적 서류를 획득하여 무사히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느낀 자유의 기쁨도 잠시, 샤갈이 사랑한 아내 벨라가 미국 망명 후 감염병에 걸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큰 상실감과 슬픔에 빠지게 된 샤갈은 인생에 큰 변곡점을 겪으며, 이후 예술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더 깊은 작품을 선보이게 됩니다. 🙌

마르셀 뒤샹
(좌) Marcel Duchamp. Wikipedia Commons (우) Art reference to Marcel Duchamp in Transatlantic, S1E03. Transatlantic/Netflix
마르셀 뒤샹(1887-1968)은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개념미술을 실험한 프랑스 예술가입니다. 그의 레디메이드(기성품) 개념의 ‘’은 서양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에요. 뒤샹의 아방가르드 예술이 나치 정권의 깊은 미움을 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겠죠? 당시 나치는 예술가들의 창의성과 개성적인 작품들을 타락하고 부도덕한 것으로 비난하며 탄압하였거든요. 😫 마르셀 뒤샹은 1920~30년대에 ‘에로즈 셀라비’라는 여성으로 자신을 위장하며 성적 정체성을 허물기도 하는데요. 3화 막스 에른스트의 생일파티 도중 ‘에로즈 셀라비’의 모습으로 잠깐 등장했습니다.

한스 벨머
(좌) Hans Bellmer. ManRay | (우) Art reference to Hans Bellmer in Transatlantic, S1E05. Transatlantic/Netflix
한스 벨머(1902-1975)는 독일 예술가로, 나치가 점령할 때까지 베를린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와 책 인쇄를 담당하던 그는 독일 나치 파시스트 정권의 압박과 탄압을 느끼며 저항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예술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벨머는 그의 작품을 통해 독일 나치 정권이 강조한 '완벽한 신체'의 미학에 반대하고자 의도적으로 완전한 사람의 형상을 분해하고 뒤틀어 표현하였습니다. 이로써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적 목소리를 세계에 드러냅니다. 🦵

그 중에서도 벨머를 대표하는 유명한 작품은 '인형' 시리즈입니다. 이 작품들은 에로틱하고 기이하게 절단되어 다양한 자세로 배열된 인형들을 주제로 합니다. 독창적인 시각과 예술적인 섬세함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그는 극 중에서 자신의 작품을 암시하는 인형들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거리트 페기 구겐하임
(좌) Peggy Guggenheim, Paris, c.1930. Photograph by Rogi André (Rosza Klein) Detail | (우) Art reference to Peggy Guggenheim in Transatlantic, S1E03. Transatlantic/Netflix
페기 구겐하임은 예술가는 아니었지만, 유대인으로서 나치의 위협을 피해야 했던 부유한 예술품 수집가였습니다. 👑

"그래서 수집품을 숨기겠다고 파리를 미친 듯이 돌아다녔어요. 루브르 박물관의 지하 금고부터 찾아갔는데 큐레이터들은 모나리자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내 쓰잘데기 없는 현대 작품에는 눈길도 주지 않더라고요. 결국에는 박물관 말단 직원을 꼬드기는 데 성공해서 화물로 보내게 한 거예요. 수출 서류에는 '생활용품'이라고 적어야 했죠. 정부 관료들이 열어보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미 뉴욕행 선박에 실렸으면 다행이고요."

극중에서 페기는 루브르 박물관이 그녀의 컬렉션 보관을 거부해 유럽 밖으로 반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생활용품'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페기 구겐하임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현대 미술품을 수집했는데, 만약 이 작품들이 나치의 손에 들어갔다면 '퇴폐예술'로 비난받아 모두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겐하임은 많은 예술가들이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전시회를 기획하고, 미술관을 열어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치는 데에 헌신하였습니다.

번외로 페기는 예술 중독과 섹스 중독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예술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보면 꼭 구매를 해야 했고,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품안에 넣어야 할만큼 예술과 성에 탐닉했죠. 이후 예술성과 지성, 남성미를 모두 갖춘 막스 에른스트와 결혼하였지만, 남자에 대한 그녀의 욕망은 결혼 후에도 충족되지 않았고, 몇 달 만에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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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아프 -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국내 최고의 아트페어
2023 아시아프(ASYAAF)는 조선일보와 홍익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는 청년 작가 아트페어로, 7월 25일부터 8월 20일까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홍문관 1층)에서 개최됩니다.

이번에 16회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시아프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발칙하고 기발한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해요. 2008년 첫 개막 이후 누적 관람객 42만 명과 작품 판매 9,200여 점을 기록하여 청년 작가들을 위한 대표적인 미술계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3 아시아프에는 55명의 미술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엄선한 국내외 500명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회화, 입체, 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1,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에요. 미래 거장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또한, '10만원 소품전' 등의 이벤트를 통해 '나만의 작품'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티스트 도슨트 투어, DIY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와의 교류와 색다른 재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행사 종료 후에도 아시아프 홈페이지(asyaaf.net)를 통해 온라인 판매가 진행되니 청년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수익 창출을 응원해주세요.

젊은 아티스트들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2023 아시아프’에서 특별한 경험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 아트램프가 '2023 아시아프'에 10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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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 1부: 7.25 - 8.6 / 2부: 8.8 - 8.20
장소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홍문관 1층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 월요일 휴관
티켓 | 성인 8,000원 / 학생 및 어린이 5,000원 (얼리버드 티켓 구매 시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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