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4] 🌈 색으로 보는 세상

어떤 색으로 그림을 그려볼까요?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2.07.29 Vol. 94
색으로 보는 세상
Takashi Murakami, Flower Ball (Autumn), Offset Lithograph, 71x71cm, Edition 300, 2013. © Kumi Contemporary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디즈니의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에선 화가 날 때에는 빨강, 우울할 때에는 파랑, 기쁠 때에는 초록 등 각각의 감정을 담당하는 캐릭터들이 색과 함께 표현되어 있어요. 이렇듯 각각의 색채는 언어로 담을 수 없는 특별한 뉘앙스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아트레터는 각각의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색의 의미를 찾아 떠나보려고 해요.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색깔이 있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을 다루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간단하게 무지개를 이루는 빨주노초파남보의 색 중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의 5가지 색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빨강이 없어서 서운하다고요? 그렇다면 아트레터 vol. 66을 참고해 주세요!

🟠  주황색
Vassily Kandinsky, Orange, 1923,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USA. © 2022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ADAGP, Paris
주황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모두가 아실 거예요. 오렌지(Orange)! 여기서 알 수 있듯 주황은 탐스러운 자연의 색이자 눈에 확 들어오는 강조의 색이에요. 🍊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을 보면 알 수 있듯, 주황색은 미국에서 죄수복의 색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강조의 색답게 죄수가 탈옥하지 못하도록 눈에 확 띄는 주황을 채택한 거죠. 그렇다면 주황은 부정적인 의미만 담고 있을까요?

태국에서는 주황색 승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주황은 깨달음의 색이라고 해요.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표현한 불교화를 보면 주황색 옷을 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같은 색일지라도 문화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주황!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

🟡 노란색
2014년 홍콩 우산혁명 ⓒphoto AP·뉴시스
노란색은 참 특이한 색입니다. 색의 3원색 중 하나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색이예요. 그래서 노란색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 프랑스에서는 범죄자의 집 대문 앞에 노란색으로 낙인을 찍기도 했고, 나치 집권 시절 노란색 별 문양으로 유대인을 구별짓고 핍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죠. ⚠️

현재에 들어서 노랑은 저항추모의 상징이 되었답니다.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노란 리본이 노랑이 추모의 색이라는 대표적인 예지요. 저항을 상징한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자유를 향한 갈망이 담긴 색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노란 우산을 쓰고 자유를 향해 소리치기도 했지요. 겁쟁이의 색이던 노랑이 이제는 용기의 색으로 변화한 순간이랍니다. 📣

🟢 초록색
Prayer Niche (Mihrab) from the Beychekim Mosque, 13th century, Pergamon museum, Berlin, Germany. © bpk - Photo Agency / Staatliche Museen zu Berlin - Preußischer Kulturbesitz / Johannes Kramer ||
초록은 언제나 창문 너머 만날 수 있는 일상의 색이자 시각적으로 가장 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자연의 색입니다. 🍃 추운 겨울이 지나고 초록빛이 피어나면 새 생명이 탄생하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만들 정도로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요. 이런 의미 때문일까요? 초록은 종교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초록색을 좋아했다고 해요. 심지어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서는 낙원이 초록색으로 장식되어 있다(쿠란 55:62~77)고 묘사하기도 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국기에선 초록색이 자주 보입니다. 🇸🇦

🔵 파란색
Georgia O’Keeffe, Abovethe CLouds I, 1962-1963, Georgia O'Keeffe Museum, Santa Fe, USA. © Georgia O'Keeffe Museum
우리 문화에서 파랑과 초록은 구분 짓기 어려운 색이에요. ‘푸르다’는 단어는 초록을 의미할 때도, 파랑을 의미할 때도 있죠.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에 따라 어떤 ‘푸른색’인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를 보면 ‘blue’와 ‘sky blue’ 등 파랑에 대한 색의 분류가 세세히 나누어져 있어요. 어떤 색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언어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

서양에서 파란색은 우울을 나타내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의 사실! 2009년 The Mind Lab의 연구를 통해 파란색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색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우울하게 느낀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요.

🟣 보라색
Barrt McGuire © gettyimages
보라색 하면 어떤 감상이 떠오르나요? 아램이는 자유로운 영혼의 색이라고 생각해요! 보라는 히피에서부터 퀴어까지 다양한 소수자를 상징하는 색이자 자유를 향한 갈망이 투영되어 있는 신비로운 색이죠! 

보라색은 참 신비로워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보라색에 조금씩 차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보라색은 퍼플(Purple)에서부터 라벤더(Lavender)까지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푸른색에 가까운 보라색, 즉 바이올렛(Violet)을 보편적인 보라색으로 떠올리지만 서양에서는 자주색에 가까운 보라색인 퍼플(Purple)을 보편적인 보라색으로 떠올린다고 하니, 같은 선상에 놓여있어도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이런 현상을 보아 ‘보이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어요. 

👀

동시에 같은 대상을 바라보아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색은 무궁무진하고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평생 타인이 바라보는 세상을 가늠할 수 없다는 조금 슬픈 결론에 도달하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는 색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서로 다른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해 나아가는 것이죠. 내가 가진 하나의 색만으로는 무지개를 완성할 수 없어요. 함께 살아가는 것은 내 마음속 무지개를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 될거예요.🙂
🖼 아램's Pick!
🏛 추천 전시
2022 아시아프 & 히든아티스트 페스티벌

신진 예술가의 등용문이자 청년 예술가들의 축제 아시아프가 막을 올렸습니다! 2022년 7월 26일부터 8월 21일까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됩니다. 아시아프에서는 수준 높은 청년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트 콜렉터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어요. 앞으로 대한민국, 그리고 아시아를 이끌어나갈 청년 예술가들의 에너지를 한껏 즐겨보세요!
🧑🏻‍🎨 추천 아티스트
기분이 좋아-이 여름, 이주희 작가

‘우리는 과연 휴식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가?’
이주희 작가(@juhee215)는 늘 휴식을 취하면서도 휴식의 결핍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사실 휴식이란 거창한 무엇이 아닌, 잠시 걷거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내 마음을 마주하는 것 아닐까요? 잠시 멈춰서 삶의 행복을 찾고, 자신을 비우며 삶을 재발견하고 열정을 깨우는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 93] 🏖 누워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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