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은 참 특이한 색입니다. 색의 3원색 중 하나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색이예요. 그래서 노란색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 프랑스에서는 범죄자의 집 대문 앞에 노란색으로 낙인을 찍기도 했고, 나치 집권 시절 노란색 별 문양으로 유대인을 구별짓고 핍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죠. ⚠️
현재에 들어서 노랑은 저항과 추모의 상징이 되었답니다.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노란 리본이 노랑이 추모의 색이라는 대표적인 예지요. 저항을 상징한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자유를 향한 갈망이 담긴 색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노란 우산을 쓰고 자유를 향해 소리치기도 했지요. 겁쟁이의 색이던 노랑이 이제는 용기의 색으로 변화한 순간이랍니다. 📣
디즈니의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에선 화가 날 때에는 빨강, 우울할 때에는 파랑, 기쁠 때에는 초록 등 각각의 감정을 담당하는 캐릭터들이 색과 함께 표현되어 있어요. 이렇듯 각각의 색채는 언어로 담을 수 없는 특별한 뉘앙스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아트레터는 각각의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색의 의미를 찾아 떠나보려고 해요.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을 보면 알 수 있듯, 주황색은 미국에서 죄수복의 색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강조의 색답게 죄수가 탈옥하지 못하도록 눈에 확 띄는 주황을 채택한 거죠. 그렇다면 주황은 부정적인 의미만 담고 있을까요?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초록색을 좋아했다고 해요. 심지어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서는 낙원이 초록색으로 장식되어 있다(쿠란 55:62~77)고 묘사하기도 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국기에선 초록색이 자주 보입니다. 🇸🇦
서양에서 파란색은 우울을 나타내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의 사실! 2009년 The Mind Lab의 연구를 통해 파란색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색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우울하게 느낀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요.
보라색은 참 신비로워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보라색에 조금씩 차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보라색은 퍼플(Purple)에서부터 라벤더(Lavender)까지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푸른색에 가까운 보라색, 즉 바이올렛(Violet)을 보편적인 보라색으로 떠올리지만 서양에서는 자주색에 가까운 보라색인 퍼플(Purple)을 보편적인 보라색으로 떠올린다고 하니, 같은 선상에 놓여있어도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이런 현상을 보아 ‘보이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색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서로 다른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해 나아가는 것이죠. 내가 가진 하나의 색만으로는 무지개를 완성할 수 없어요. 함께 살아가는 것은 내 마음속 무지개를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 될거예요.🙂